아이를 위한 소셜미디어는 없다?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19-09-24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19-09-24
조회수
152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은 위험이 큰 만큼 얻는 게 많다는 뜻으로, 투자 세계의 기본 원칙이다. ‘자본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주식은 원금을 날려 버릴 위험이 높지만, 그만큼 이익도 크다. 반대로 예금은 원금이 깎일 염려는 없지만 수익률이 낮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출범한 이후 30년간 주식의 가치는 28배 뛰었지만 예금은 7.8배에 그쳤다. 저금리 시대로 진입한 지금, 예금의 수익률은 물가상승률도 못 넘길 정도로 떨어졌다.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주식을 비롯한 투자 상품에 피 같은 돈을 투자하는 이유다.


‘소셜미디어’(Social Media) 또한 주식과 비슷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은 만큼, 위험도가 높다. 관계망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가짜 뉴스에 휘둘리기 쉽다. 달라이 라마 같은 유명 인사의 주옥같은 말을 듣고 위로를 얻지만, 익명의 댓글 테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오피니언 리더들과 교류하면서 지성을 날카롭게 벼릴 수 있지만, 특정 커뮤니티의 견해에만 몰두한 나머지 우둔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양면성을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아예 끊어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디지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온라인상에서 관계를 다지는 ‘디지털네이티브’ 10대들에겐 불가능에 가깝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SNS를 켤 수밖에 없다.


다행히 10대들을 위한 안전장치들이 생겨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최근 채팅창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가령 “너는 멍청하고 못생겼다”라고 타자를 치면 AI가 “너 정말 이 말을 할 거야?”라고 묻는다. 글이 전송되기 전에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물론 AI의 조언은 무시하면 그만이다. 욕설이나 비방 글을 봉쇄하진 못하지만, 인스타 측은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 악성 글귀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몰래 차단’하는 기능도 마련했다. 차단당한 사람이 상대방을 해코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로 10대들은 같은 반 친구가 SNS에서 자신을 못살게 굴어도 쉽게 차단하지 못한다고 한다.


영국 BBC는 아이가 친구와 어떻게 교류하는지 모니터링해 주는 앱을 출시했다. 지난 18일 BBC는 “BBC launches ‘digital wellbeing’ Own It app for children”이란 기사를 게시했다. 디지털 웰빙 앱 ‘Own It’도 인스타처럼 AI 기술을 접목했다. 이 앱은 아이의 기분을 파악해 맞춤형 대응을 한다. 채팅창에 “너희 모두 미워”라고 쓰면 AI는 “너 화가 난 것 같네, 그치?”라며 감정을 묻고, 어른과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모니터링 앱이긴 하지만 아이 스스로가 균형 잡인 언행을 하도록 유도할 뿐, 부모가 아이 스마트폰 시스템을 통제하거나 내용을 볼 수 있게 해놓지는 않았다. 아이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기 위함이다.


트위터는 가짜 뉴스 색출에 나섰다. 여기에도 AI가 등장한다. 지난 6월 트위터는 AI 기반 가짜뉴스 탐색 알고리즘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 ‘파뷸라’를 인수했다. 이 AI는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의 패턴을 파악하는 능력을 지녔다. 누가 가짜 뉴스를 보냈는지 색출하기보다, 콘텐츠 자체를 검열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셜미디어 업체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모의 지도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이와의 협의를 통해 이용 시간을 정해 놓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엔 스마트폰을 곁에 두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SNS에 과몰입해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고 건강마저 해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소셜미디어 이용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실익을 극대화하는 일은 업계와 가정 모두에 달렸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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