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민, 우산 들고 시위나선 이유
작성자
아이스크림에듀 뉴스룸
작성시간
2019-09-06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19-09-06
조회수
135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연재 소개 - < 미디어로 세상 펼쳐보기 >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보다 다양해졌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내용이 어렵습니다. 아이들은 가짜뉴스를 읽고 잘못된 내용을접하거나 댓글만 보고 왜곡된 시각을 접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속 정보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려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런 취지를 바탕에 두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게 시사 이슈를 쉽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접하고 자기만의 관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홍콩 시민들, 우산 들고 시위나선 이유

 

지난 6월 홍콩에서 일어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완전 철폐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와 경찰은 화염병과 벽돌, 최루탄·물대포 등을 동원해 맞서고 있습니다.


검은 옷을 입고 평화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최근 홍콩 국제공항 도로 주변에 장애물을 설치하며 교통 운행을 방해하고 공항 로비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여 공항을 마비시키기도 했습니다. 경찰도 시위대가 있는 전동차 안으로까지 뛰어들어 최루액을 뿌리고 곤봉을 휘둘렀습니다. 홍콩 내 10개 대학 학생회는 신학기를 맞아 동맹 휴학을 예고했고, 일부 중·고교생들도 수업 거부, 침묵시위, 시사 토론 등의 방식으로 송환법 반대 의사를 나타낼 예정입니다.

 

이 시위를 불러일으킨 송환법은 홍콩 지역에 있는 범죄 용의자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법입니다. 여기엔 대만 뿐 아니라 중국 본토, 마카오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악용될 것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으로,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해 처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이 문제는 지난해 대만에 여행을 갔다가 여자 친구를 살해한 천퉁자 씨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그는 시신을 대만에 유기한 후 홍콩에 돌아왔고 홍콩 경찰은 그를 체포하고도 대만으로 송환할 수 없었습니다.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토 밖에서 일어난 범죄라 그를 처벌할 수도 없었습니다.

 

홍콩 정부는 이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이번 법안을 내놓으며 “살인이나 밀수 등 7년 이상 형량을 받을 수 있는 중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송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홍콩 시민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에 반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다는 것만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실제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퉁뤄완 서점 사건’은 중국 공산당 지도층 비리를 폭로하고 금서를 팔기로 유명했던 퉁뤄완 서점의 린룽지 사장과 직원, 주주 등 5명이 실종된 사건입니다. 이들은 이듬해 3월 홍콩에 돌아와 “중국 본토에서 당국에 연행돼 5개월 동안 독방에 감금돼 강제 수사를 받았다. 변호사도 만나지 못하고 정신적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린 사장은 올해 들어 송환법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4월 대만으로 망명했습니다. 망명은 혁명이나 정치적 이유로 자기 나라에서 박해를 받거나 받을 위험이 있는 사람이 외국으로 옮겨 몸을 피하는 걸 뜻합니다.

 

2014년에는 ‘우산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중국은 홍콩 반환 때의 약속을 저버리고 2017년 행정장관 선거를 간선제로 치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간선제는 ‘간접 선거 제도’의 줄임말로 국민을 대표하는 선거인단을 만들고 그 선거인단이 대표로 선거를 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당시 홍콩 시민들은 79일간 도심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지만 큰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최루액과 살수차 등을 피하기 위해 우산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고 ‘우산 시위’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이번 시위에 참가한 이들도 우산을 펼쳐들고 당시 시위를 떠올리며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어떻게든 요구 사항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시위대는 송환법 반대 외에도 경찰의 강경 진압 독립조사위원회 설치, 체포된 시위 참가자 전원 석방과 불기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홍콩 행정장관 입법회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홍콩의 질서와 평화를 회복하고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가 적절히 작동할 수 있도록 (시위 진압에) 개입하는 것은 중앙 정부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홍콩 당국의 대응도 중국 정부의 영향이 미쳤다는 시각이 큽니다.

홍콩은 150년 영국 식민 지배를 받다가 22년 전 중국에 반환됐지만 자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는 중국인이란 정체성이 약합니다. 2017년 홍콩대학 연구진이 조사한 내용을 보면 18~29살 젊은 층의 93.7%가 자신을 홍콩인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도 자신의 손으로 뽑을 수 없고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 통치를 받는 상황이라 아예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집회에 나선 한 참가자는 “홍콩의 미래는 홍콩 사람들이 결정하고 이를 위해 반드시 보통·선거를 해야 한다. 독립 여부도 홍콩 사람이 결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콩의 독립과 미래를 홍콩 사람이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멀고도 어려운 길처럼 보입니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하며 NIE 전문매체 <아하!한겨레>도 만들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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