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의 토익 고득점 비결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19-08-06
조회수
117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요즘은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보니, 뭐든 쪼개서 파는 것이 잘 먹힌다. 특히 음식이 그렇다. 혼자 사는 사람이 수박 한 통을 사면 많이 먹어야 반 통이다. 나머지는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버려야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마트에 가면 조각 단위로 팔아 당장 필요한 만큼만 산다. 피자와 족발, 탕수육같이 여럿이 둘러 앉아 먹던 야식, 쟁여 두고 꺼내 먹었던 반찬도 1인분이 나온다. 파는 사람 입장에선 나눠 팔면 손이 많이 가 귀찮겠지만 사먹는 사람은 낭비가 없어 좋다. 1인 간편식 시장이 커지는 이유다.


교육 시장에서도 짧은 콘텐츠가 인기다.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 개론보다 마케팅을, 마케팅보다는 브랜드 전략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큰 개념은 대충 훑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리고 다 기억하기도 쉽지 않지만 하위 개념은 자세히 배워도 몇 분이면 끝나 뇌에 쏙 박힌다. 바로 써먹을 수 있어 실용적이기도 하다. 이처럼 1인 간편식처럼 소포장된 교육을 ‘마이크로러닝’(Micro learning)이라고 부른다. 시간은 5~10분 정도. 보통 학교 수업이 40~50분 정도인 걸 감안하면 매우 짧다.


디지털 학습도 마이크로러닝의 특징이다.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기존 교육은 교실에 각 잡고 앉아 반나절 내내 교사의 말을 듣고 집에 가선 숙제하는 식으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다르다. 등굣길 버스에서 강의를 듣고 점심 자투리 시간에 복습, 하굣길 버스에서 과제를 한다. 모 에듀테크 기업은 방송인 유병재 씨를 모델로 앞세워 이점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3분 동안 어학 앱으로 공부하면 토익 고득점을 맞을 수 있다고 광고한다.


적은 분량과 온라인 동영상이 마이크로러닝의 특징이긴 하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쪼개기 애매한 역사적 사실, 개념 정리에만 많은 배경 지식이 필요한 근현대 철학은 10분이 넘어도 마이크로러닝으로 취급된다. 콘텐츠 하나에 내용 하나가 들어가는 것이 핵심이지 무턱대고 짧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형태도 다양하다. 동영상뿐 아니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프로그램, 게임화 콘텐츠 또한 마이크로러닝의 일부다. 학습자의 뇌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기억에 오래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크로러닝은 웬만큼 아는 게 있어야 효과적이다. 사전 지식이 아예 없는 사람에게 마이크로러닝을 적용하는 것은 건물을 지어 놓지도 않고 리모델링한다는 말과 같다. 한국사를 처음 배우는 중학생에게 세종대왕 한글 창제 이야기만 쏙 뽑아서 가르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초 단계에서는 시간을 들여 역사적 흐름과 시대상을 함께 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이크로러닝은 성인 대상의 평생교육과 기업 인적자원개발(HRD)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초중고 교육에도 마이크로러닝이 접목되기 시작했다. 가령 학생이 40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통으로 봤다면 2차 학습 때는 이해가 잘 안 됐던 부분만 골라 볼 수 있다. AI가 학습자의 약한 부분만 뽑아내 30분 10초~35분 10초만 틀어 주니 5분만 공부하면 된다. 나머지 35분을 절약하는 셈이다. 유튜브 채널의 속성에 맞춘 1분짜리 영어 콘텐츠도 나왔다. 스마트폰으로 웃긴 ‘짤’이나 짧은 동영상을 수시로 보는 10대들에 맞춰 초간단 어학 강의를 만든 것이다. 마이크로러닝은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호응에 힘입어 교육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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