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강국 핀란드의 ‘AI 민주화’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19-07-09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19-07-09
조회수
513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인공지능(AI)은 한때 SF 영화의 주제로 나올 만큼 신기술에 속했지만, 지금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AI를 개인 비서로 채용할 수 있는 시대다. 각종 AI 앱을 무료로 다운로드받아 길을 찾고 맛집을 검색하며, 외국어를 공부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우리나라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노년층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AI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기본적인 인터넷 뱅킹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지점에 굳이 방문해 송금 수수료를 지불하고 대출이자도 더 낸다. 또 각종 예매 앱을 이용하지 못하다 보니 영화나 고속버스 티켓을 구하기 위해 긴 줄을 서고도 허탕을 치기도 한다. 기본적인 앱 서비스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AI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래서 요즘 유럽을 중심으로 대두되는 개념이 ‘AI의 민주화’다. AI로 인한 혜택을 나이와 성별, 부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AI 민주화는 특정 기업이나 단체가 기술력을 독점하고 부를 독식하는 것을 경계한다. 쉽게 말해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IT 공룡이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무기 삼아 AI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허용치 않겠다는 뜻이다. 독점은 필연적으로 민중의 피해를 부른다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다.


1990년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Tim Berners Lee)는 데이터 민주화를 선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솔리드(Solid) 프로젝트를 론칭하고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웹을 만들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이 쥐고 있는 데이터 주권을 개인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가령, 아마존 ‘AI 플랫폼 알렉사’는 사용자의 모든 음성 정보를 스스로 보유하나, 솔리드는 사용자의 정보를 그 원주인에게 돌려준다. 음성뿐 아니라 건강 기록, 가족 구성, 재무 상태 등 기업이 군침 흘릴 만한 개인 정보를 개인에게 되돌려주는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핀란드는 아예 국가가 나서서 AI의 민주화를 주도하고 있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핀란드 교육 특유의 평등 정신은 AI에까지 녹아들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미디엄닷컴>(Medium.com)은 “What Would More Democratic A.I. Look Like?”란 글을 통해 이 점을 잘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핀란드 정부는 전 국민의 1%인 5만5천 명이 AI의 기초를 이해하도록 지원한다고 천명하고 몇 가지 원칙을 수립했다. 개발자들은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설명이 가능한 AI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 AI는 개인이나 회사만의 이득이 아닌 사회적 이득을 위해 활용돼야 하며, 국민들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말할 권리가 있다.


핀란드 정부의 민주화 드라이브는 학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헬싱키대 컴퓨터과학자 테무 루스는 누구든지 수강할 수 있는 AI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영어와 핀란드어로 구성돼 있으며, 전문지식 없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구성됐다. 아울러 핀란드는 일부 대기업이 교육 시장을 이끌어 가기보다, 에듀테크(Edutech) 스타트업들이 교육의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스타트업은 교육 격차의 해소를 목표로 저렴한 비용의 맞춤형 AI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AI 민주화는 사회와 기업 곳곳에 스며들며 핀란드가 추구하는 평등 교육의 이상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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