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많아야 진짜다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19-01-10
작성시간
업데이트일 : 2019-01-10
조회수
386

‘에듀테크’ 붐이 일고 있다. 인공지능이 가미된 교육이라 온라인 강의를 뛰어넘는 학습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이 났다. 학부모들 입장에선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교육 회사들은 기술력, 즉 테크(tech)에 자신 있다는 것을 홍보라도 하듯 회사 이름을 치장하기 바쁘다. A사는 ‘스마트 교육을 선도하는’이란 문구를 첨가했고, B사는 ‘에듀테크 전문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회사명에 아예 ‘테크’를 집어넣는다. "우리 회사야말로 에듀테크 선구자다"란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수식어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회사 이름만 봐서는 누가 진짜 선구자인지, 에듀테크 전문기업인지 선별하기 어렵다. 모두 에듀테크 1등 기업이란 식으로 홍보하는데, 그런 곳이 너무 많다. 그래서 기업 앞에 붙는 수식어는 그 기업의 실제 강점일 수 있지만, 지향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당장 에듀테크 전문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미래 모습을 나타낸 셈이다. 회사 이름이나 소개만 봐서는 지금 당장 나에게 쓸모 있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줄 곳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구체적인 학습 프로그램 내용을 읽어 봐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맞춤형 학습이다’, ‘인공지능을 가미해 기존 인터넷 강의보다 효과적이다’, ‘일대일 과외수업을 지향한다’고 너도나도 말한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뭐를 맞춰 주는지, 인공지능을 가미했으니 알파고 같은 로봇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한 차세대 교육이라고 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4차 산업 관련 기술들을 다 갈아 넣은 듯한 느낌이 들 뿐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이 정도 설명은 웬만한 교육회사들이 다 하는 거라, 도대체 진짜 에듀테크를 잘하는 곳이 어디인지 구별이 안 된다.

결국, 그냥 유명한 회사 제품을 선택하거나, 친하게 지냈던 방문 학습교사 말만 듣고 판단해 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그럴듯해 보이는 전단지에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인공지능 로봇 선생님이 학습 지도를 하는 모습이 그려진 전단지, 다들 한 번쯤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빅데이터가 에듀테크의 질을 좌우한다

하지만, 사실 에듀테크의 특징을 떠올려 본다면 이런 실수쯤은 손쉽게 피할 수 있다. 에듀테크의 장점 중 하나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 온라인 강의가 학생의 학습 능력이나 실력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했다면, 에듀테크 학습은 개별 학생의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을 제공한다. 마치 과외선생님처럼. 가령, 초등학생 A는 곱셈 문제는 곧잘 푸는데, 나눗셈엔 유독 약하다. 수학 시험만 보면 나눗셈 문제에서 자꾸 실수를 하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라면 원래 만들어 놓은 강의가 그냥 나갔겠지만, 에듀테크 교육에선 나눗셈 관련 학습 비중이 높아진다.

이런 게 어떻게 가능할까? 바로, ‘빅데이터(big data)’ 기술 덕분이다. 많이 들어보셨으리라. 4차 산업 기술 중 하나인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데이터가 엄청나게 많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A의 수학 학습 데이터가 쌓이고 쌓이다 보니 빅데이터가 됐고, 그걸 분석해 보니 습관이 보인다. 곱셈은 곧잘 맞히는데, 나눗셈 문제는 자꾸 틀리는 패턴이 파악된다. 그럼 ‘나눗셈 관련 정보를 더 제공하고 문제를 더 내라’는 솔루션(해법)이 나오게 된다. 이쯤 되면 다들 파악하셨으리라. 바로 이 빅데이터가 에듀테크의 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일단 이것 하나만 기억하면 이상한 홍보 전단지나 과장 광고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그 회사가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걸 제대로 분석할 능력이 있는지, 그동안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쌓아 왔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기업. 그곳이 바로 내 아이의 교육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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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체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