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 평가는 어떻게?

작성자 
고민서 기자
작성시간
2020-08-07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2학기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 평가는 어떻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대면 수업과 원격(온라인) 수업이 병행된다. 이때 전국의 중·고등학교는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중 1개만 선택해 실시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코로나 상황이 악화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 조정되고 전국의 모든 학교가 휴업하거나 온라인 수업만 진행할 경우 중학교 1~2학년까지는 성적을 산출하지 않게 된다.

교육부는 지난 6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학년도 2학기 학사운영 세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월 31일에 '2020학년도 2학기 학교 밀집도 시행방안'을 발표하며 2학기 학교 밀집도를 3분의 2 이내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번 방안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연하고 탄력적인 교육과정(수업), 평가, 기록 방안과 학교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학사운영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다.

우선 교육부는 대면·원격수업이 병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에서 학교가 수행평가와 지필고사 중 하나만 선택해 실시(초등은 평가 미실시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육부는 '직접 관찰'의 의미를 확대해 학생이 제출한 동영상과제를 평가·기록할 수 있도록 수행평가 및 학생부 기재범위를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중 1~2학년까지 평가를 시행하지 않고,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면 '패스'로 처리하는 패스제를 적용한다. 이어 중3과 고교는 진로·진학 문제가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해 제한적인 등교일을 활용해 지필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최소한의 평가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유은혜 "코로나 사라져도 온라인 수업 병행"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향후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등교수업만으로 이뤄지던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미래교육의 방향성으로 대면수업에 원격 학습을 결합한 '융합형 교육'을 강조하며, 이달 말까지 유·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아우르는 미래교육 실현 로드맵과 변화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초안도 제시하겠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포스트 코로나 교육대전환을 위한 7차 대화'에서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상황이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교육과정은 온라인(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부총리는 온라인 수업이 대면수업을 대체하는 형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등교를 매일 하더라도 교사가 토론식 수업을 위해 미리 관련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사전 준비를 원격으로 할 수 있게 한 다음 대면 수업을 통해 토론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유 부총리는 또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기계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병행한다고 이해하면 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적극 도입해, 실습·실기 역시 학생들이 직접 체험이 어려운 경우라면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원격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는 특히 교육부가 준비 중인 이와 같은 미래교육의 방향성이 '2022 교육과정 개편'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현 초5 대상)을 위해 2022년에 개정 교육과정을 고시할 계획이다. 이는 곧 2028 대입 개편으로 이어지는데, 객관식 문제와 단답형 주관식으로만 이뤄진 현행 수능 체제에서 장기적으로는 서·논술형 수능 등으로의 변화 가능성도 고려되고 있는 분위기다.

유 부총리는 "미래교육은 기존의 대학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산업화 시대의 인재 개념과 다르다"며 "문제풀이식 지식 전달 학습이 아니라 아이들이 왜 공부하고 어떤 걸 잘할 수 있는지 자기 주도성을 갖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협업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진로와 직업까지 연결할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향후에 나올) 2022 교육과정 개편안은 기존에 준비해 왔던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도 개선이나 규제·시스템 문제 등에 있어 자율성을 훨씬 더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담을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초교 48% "2학기 쌍방향 수업 준비"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48%가 2학기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 쌍방향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머지 44%의 학교도 일방향으로 이뤄지는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단 8%의 학교만이 관련 계획이 없다고 답하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서울 초등학교들은 1학기 때보다 더 많은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특별시초등학교교장회는 지난 7월 3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실시한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5학년 기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7월 21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서울 초등학교 교장 6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총 437명의 교장이 설문에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원격수업의 유형에 대한 질문(복수 응답)에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을 하고 있다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94.5%를 차지했다. 이어 '과제 수행 중심 수업'(42.6%)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22.4%) '기타'(6.4%)순이었다.

서울초등교장회는 이와 관련해 "대부분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을 하면서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또는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특히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의 운영 정도에 대해선 69.1%가 '전혀 운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고, 14%가 '주 1차시 운영'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매일 2차시 이상 운영'(6.9%) '매일 1차시 운영'( 5.7%) '주 2차시 이상 운영')4.3%)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학교가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고 있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플랫폼 활용 실습이나 연수 등의 준비 지원 부족'(33.9%) '교육청의 명확한 지침 등이 없어서'(35.5%) '교사가 원하지 않아서'(33.2%) '웹캠, 컴퓨터 용량 부족 등 장비 미확보'(29.3%) '학부모가 원하지 않아서'(6.2%)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교사들이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수업 장면 촬영 및 초상권 문제에 대한 두려움'(27.2%) '실시간 쌍방향 화상 등 새로운 수업 형태에 대한 두려움'(25.9%) '가정에 교사 수업이 실시간 공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23.1%) '학생 출결 등의 학생관리 어려움'(5.7%) '스마트 기기 활용에 대한 부담감'(3%)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가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웹캠, 인터넷 등 수업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아서'(34.8%)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31.6%) '자녀가 장시간 컴퓨터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서'(11.9%)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대해 잘 몰라서'(1.8%)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초등학교 교장 대부분은 온라인 단방향 수업에서 오는 학생 간 학력 격차 문제를 고려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향후 2학기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운영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7.8%가 '운영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43.9%는 '운영 계획을 논의 중이다'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8.2%만이 '없다'고 답했다.



고민서 기자 | esms46@mk.co.kr

<매일경제신문> 교육 담당 기자.

무료체험 바로가기